우리 남편은 이 염천에... 팥 사다 팥빙수 해 달라고 성화더군요.. 
키.톡에선 줄창 프리님, 보라돌이맘님의 아침상에 눈을 박고 구경만 하면서도.. 그 깊고 깊은 
가족사랑하는 맘은 도대체 닮을 수가 없으니... 저는 진정 요리를 좋아하는 게 아니라 요리하는 법이나 
요리사진만을 좋아하는 사람인가봐요..ㅠㅠ 

제가 애들 방학에 세끼 밥하는 것도 힘들어죽겠는데 팥빙수까정..@@  하면서 그런 건 좀 나가서 한 그릇 
사와라..하며 아무리 구박해도 팥배기 타령을 하길래 파리 크라상까지 데리고 나가도 봤지만서도..빙수 한 그릇 포장하는데 20분을 기다리라 하더군요..ㅠㅠ 

할 수 없이 오는 길에 팥 1킬로 봉지 하나 사다들고 와서 이래저래 여지껏 궁금해왔던 밀탑 빙수의 맛에 도전해 
보았습니다.. 

일단 팥은 압력솥에 한 번 추가 두 칸 올라올 때까지 삶고 그 물을 따라 내 버리고 다시 충분히 물을 부어 끓였습니다.. 압력추가 내려간 후에 설탕 많이 (~~  간을 보면서)  소금도 반큰술 정도 넣고 중불에서 졸이다가 나중에 농도가 어느정도 났을 때 (국물이 꽤 있어야 함.)  올리고당 두 큰술 정도 넣어 윤기나게 해 주었어요. 

그 담엔 어떻게 그 눈꽃 얼음을 만드느냐...가 문제였는데.. 
많이들 하시는대로 우유를 얼려서도 먹어봤더니.. 약간 느끼한 맛이 나더군요.. 그리고 지나치게 곱구요. 
이건 밀탑맛이 아니야...하며 고민하다가 

일단 우유랑 물을 반반 섞어서 연유를 세 숟갈 넣어 각얼음통에 얼렸어요.  재작년에 그냥 얼음으로 빙수기에 갈아보니  서걱서걱 밀탑 얼음하고는 너무 차이가 나서 짜증나서 빙수기는 바로 창고속으로 고고씽 시켜버렸었거든요.. 

꽝꽝언 우유얼음을 빙수기에 갈아내리니..오~~~ 이게 바로 밀탑빙수의 비법이었나봅니다.. 완전 고운 얼음이 되어 떨어지는 거예요. 거기다 집에서 만든 합리적인 단맛 (!)의 팥배기와..동네떡집에서 2000원어치 사다가 얼려 썰어놓았던 인절미 두 조각 얹어 먹으니...오... 이걸 과연 내가 만들었나 싶습니다. ㅎㅎㅎ 

참고로..파리크로아상의 빙수 맛이 올해는 어떤가 궁금하여.. 한 번 사 먹어보았지만.ㅋㅋㅋ 제 것이 더 맛나더군요^^  달게 드시는 분들은.. 연유를 좀 더 뿌려 먹어도 맛있어요. 

빙수까정 만들어내라는 남편땜에 살짝 (아니..아주 많이..) 귀찮고 짜증났지만..일단 팥배기 잔뜩 만들어 
냉동실에 통통이 얼려놓으니..그래.. 집에서 깨끗한 얼음으로 만드는 빙수가 대장균 걱정도 없고 좋지..하는 생각도 들었답니다.~~   빙수기 저 위에 올려놓으시고 서걱거리는 얼음에 실망하여 안 쓰시는 님들..우유+물+연유 섞은 얼음..그거시  바로 해답이었답니다~~ 

Posted by 달또랑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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